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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액셀러레이터 Julia가 만났습니다 : ‘스패너’ 이명한 대표

2023-04-19

땅 파고 땀 흘리는 건설현장에도 ‘스마트’한 바람을!

 

 

스타트업 ‘스패너’의 창업 스토리

 

 

컴퓨터,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것이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건설현장은 아직도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의 세상입니다. 클라우드, 데이터, 가상의 공간이 빠르게 영토를 확장해가는 세상의 흐름을 뒤로 하고, 여전히 그 곳에선 불도저와 굴착기 등 무거운 기계가 땅을 파고 자재를 들어 올리며 내는 무거운 굉음으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건설현장에도 ‘스마트’ 기술과 서비스의 씨앗이 싹트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계들이 등장하고 있고 이를 유통하고, 지속 관리하는 방법에도 변화의 물결이 번지고 있습니다. ‘스마트 건설 기술 유통 혁신’을 모토로 하는 스패너 이명한 대표를 만나, 똑똑해지고 있는 건설 현장의 내일에 대해 들어 보았습니다.

 

 

Groundwork : '딴짓'을 즐기는 기계공학도

 

스패너 이명한 대표

 

스패너의 이명한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여느 기계공학도처럼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학생이었을 때는 막연히 새로운 기술, 그 기술을 접목한 기계를 만드는 일이라면 창업도 괜찮겠다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요. 이명한 대표가 가진 꿈의 핵심은 ‘기술’ 보다는 그것이 의미 있게 사용되는 ‘환경’이었습니다.

 

“동기들 중에는 국방연구소 같은 곳에 취업을 원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기계, 혹은 기술의 최고봉에 ‘무기’가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저의 관심은 달랐습니다. 전쟁, 싸움에 사용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은, 제게는 의미가 없었으니까요.”

 

오히려 그는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나 영화촬영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계처럼, 엔터테인먼트 테크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그에게는, 그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자금도 네트워크도 없었습니다.

 

우선은 대기업에서 역량을 키워보자는 생각에, 2006년 대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에 취업을 했습니다. 3년쯤 지나니 그 곳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꿈을 키우기에는 적당한 곳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 일은 익숙해졌지만 새로운 자극은 점차 희미해질 즈음, 그는 ‘딴짓’을 시작했습니다.

 

“2011년에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게 되었어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를 받아서 비용도 지원해주고 사람도 연결시켜 주며,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했죠.”

 

첫번째 공모전은 [200만원으로 최고의 여행 기획하기] 였습니다. 공모전이니 상금을 줘야 하는데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설정하게 되었고, 적은 상금으로 응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여행’이라는 신나는 아이템을 잡았습니다. 공모전에 많은 사람들이 응모를 하고 기발한 생각들이 모이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자신의 도움으로 아이디어 차원에 머물렀던 것들이 실현되는 기쁨을 함께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 일을 통해 생각이 현실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무엇보다 사람들과 의미 있는 일을 함께 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그 인연이 스패너 창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명한 대표는 대기업에서의 ‘딴짓’이 그를 창업까지 이끌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후 두산에서 CVC를 만들고 사내벤처를 운영할 팀을 꾸리는 데에, 유럽지사에서 일하고 있던 그가 발탁되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굳이 왜 나를?’이라고 생각했는데, 균일한 대기업 문화에서도 나만의 색깔을 내고 도전을 즐기는 사람으로 기억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Build-up : 나의 아이디어로 창업

 

두산 사내벤처에 합류해서 일했던 일 년 남짓한 경험은, 창업에 확신을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당면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목표했던 지점에 조금씩 다가설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일을 하기 위해 2020년 5월 말, 퇴사를 하고 창업의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중장비 시장, 건설 현장을 변화시키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건설장비 시장에서는 수리나 유지보수 부분이 무엇보다 어려운 숙제였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건설기기 수리 매칭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좀 더 장기적인 비전으로는 건설기기를 유통하는 것부터 사용법, 유지 보수에 대한 지식을 나누는 스마트한 서비스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창업 후 가장 커다란 변화는 스패너 사업의 정의가 변했다는 것. 창업초기에는 ‘건설기기 수리 매칭 서비스’를 지향했다면, 지금은 ‘스마트 건설기술 유통 혁신모델’을 거쳐 ‘건설현장을 위한 자동화 솔루션’을 방향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원래 목표했던 비전에 좀 더 빠르게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건설현장에 적용되는 스패너의 솔루션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부지런히 현장을 찾아 다니다 보니 고객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 대한 수요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막연하게 다음 단계에나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스마트 건설현장 자동화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오히려 스패너의 가는 길을 명확하게 밝혀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죠.”

 

건설현장에서 기존 유통망이 없던 새로운 기계장비 업체를 만나게 됐고, 필요한 기계들을 유통하고, 건설시장의 작업효율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아직은 니치 마켓에 불과한 스마트 건설 분야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그로 인해 회사의 지향점을 다시 정의하고, 연결되는 서비스를 재정비했습니다.

 

“같은 방향이기는 했지만, 단순 중계 플랫폼에서 스마트 건설기술 자동화 솔루션으로 회사의 비전을 바꾸고 나니 ‘고객’이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건설장비를 소유하고 있는 전문가가 타겟이었다면 이제 그들은 우리의 파트너가 되고 건설현장을 관리하는 건설사가 타겟 고객이 된 거죠.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머스트액셀러레이터의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 프로그램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인큐베이션, 액셀러레이팅, 글로벌 멤버십을 거치며 사업단계에 맞는 BM 및 IR 코칭, 글로벌 네트워킹 연계 등을 통해, 해외진출 준비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머스트액셀러레이터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전주기 육성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죠.”

 

 

Speed-up : 롤러코스터를 타듯 숨가쁜 여정

 

회사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나니 사업도 속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회사로부터 스마트 건설장비 국내 유통권을 따냈고 건설현장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찾아냈습니다. 매출도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패너가 고객사에 설치한 스마트 건설 관제시스템

 

스패너의 엔지니어들이 부산 건설현장의 장비에 3D 머신 가이던스를 설치하는 모습

 

부산 기장에서 진행한 스마트 건설기술 실증 테스트 (2022년 8월)

 

“창업 2년만에 누적매출 50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고, 초기 제품 개발과 사업 개발을 위한 누적 투자도 20억원 이상 유치했습니다. 지난 해에는 미 빌트월즈(BuiltWorlds)가 전세계 건설분야 디지털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2022 건설장비 운용관리 Top 5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구요. 미국 현지법인 설립도 완료하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마쳤습니다.”

 

전체 건설시장에 비하면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스마트 건설’이라는 니치 마켓이 메인 스트림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스패너는 속도를 더해 꾸준히 한 길을 파나갈 뿐입니다.

 

“창업을 고민하고 결심한 것은 오래되었어요. 그러나 책상 앞에서 4년 가까이 고민하고 준비한 사업계획이, 시장에 부딪치고 뒹구는 동안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했나를 생각하면, 지난 2년은 정말 많은 것을 얻고 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스패너는 이제 설계를 거쳐 기초를 다진 건설현장과도 같습니다. 이제는 차근히 뼈대를 세우고 100년을 지탱할 든든한 건물을 짓는 일만 남았습니다. ‘스마트한 건설기술 솔루션’을 통해 세워질 스패너의 내일은 또 얼마나 멋진 모습일지 기대해 봅니다.

 

 

 

○ 스패너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xpanner.com/

 

○ 스패너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thediggingbros8264